언론보도
청소년·청년 10명 중 7명, “성공 위해서는 노력보다 배경이 더 중요해” 동그라미 재단 2016.06.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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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NGO신문 2016-06-15/ 청소년·청년 10명 중 7명, “성공 위해서는 노력보다 배경이 더 중요해” [한국NGO신문] 박미경 기자 = 우리 국민 중 10명 중 6명이 “우리사회의 개인성취 기회가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은 연령이 어릴 수록 심해져 청소년(17-19세)과 청년(20-39세)은 10명 중 7명이 우리사회가 불공평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비영리 공익법인 동그라미재단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회불평등 2016> 연구발표회를 개최, 우리 사회에서 개인들이 생애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기회불평등 요소와 원인의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동그라미재단과 한국리서치가 만 16세 이상, 74세 미만 남녀 3,5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사회에서 개인 성취 기회가 공평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7.3%에 불과하며, 62.1%는 ‘공평하지 않다’고 답했다. 또한 ‘개인의 노력을 통한 성취 가능성’에 대해서는 집안 등 사회경제적 배경이 개인의 노력보다 성공에 더 중요하다는 응답이 73.8%로 우세했다. 이는 작년에 비해 8.1% 증가한 수치로, 관계자는 “이는 우리사회에서 계층 간 이동이 어려워져 미래에 대한 ‘희망 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이날 동그라미재단은 생애주기별 주요 분석결과도 함께 발표했다. 울산대 사회과학부 이성균 교수는 “청소년의 불평등 의식”을 주제로, 고등학생의 교육경험과 기회불평등 인식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 교수는 “최근 떠오른 ‘금수저·흙수저’ 담론은 교육기회의 평등, 교육을 통한 사회이동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된 것”이라고 설명하며, “우리사회에서 교육의 기회는 형식적으로는 평등한 것으로 보이나, 부모의 경제적 능력과 지역 등 사회적 요인에 따라 차별적으로 제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어린 시절의 경험과 고등학생 교육 경험은 계층과 지역에 따라서 격차를 보였다. 어린 시절의 문화체험 활동을 비롯해 학교 교육과 사교육 기회에서도 수도권 지역과 기타지역(강원·호남 등) 간, 상층과 하층 간의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러한 차이는 청소년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스스로 하류층과 상류층으로 자신을 규정한 고등학생들이 예상하는 자녀 계층 상승폭이 각각 1.21과 1.19로 전체 세대와 달리 큰 차이가 없었다. 하류층 고등학생은 자신의 자녀도 여전히 하류층에 머물고, 상류층은 자녀가 더 높은 계층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한 것이다. 이어 진행된 “계층화된 젊음 : 일, 가족형성에서 나타나는 청년기 기회불평등” 발표에서 김영미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층 내 기회불평등의 원천을 ‘가족배경’과 ‘젠더’로 꼽으며 “청년기의 중요한 과제인 노동시장 기회와 가족 형성의 기회에서 가족 배경의 영향력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청년의 사회경제적 지위(SES)가 낮을 수록, 서울소재 대학 진학, 대학에서의 경험, 경제활동에서 불이익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배경이 청년층의 월평균 소득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조사결과에 따르면 오직 청년층에서만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월평균 소득이 높은 경향이 나타났으며, 연애·결혼·자녀에 대한 태도 역시 비정규직 남성이 정규직보다 두 배 이상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또한 “젠더격차는 청년 남성과 여성들의 노동시장에서의 기회불평등을 야기한다.”며, “돌봄의 사회화 정도가 낮은 한국사회는 임신·출산의 책임을 여성 개인에게 돌려 경력을 만들어 가야하는 여성 청년에게 많은 제약을 주고 있다. 이에 고학력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 의사를 기피하게 되고 결국 가족형성 기회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중앙대 사회학과 신광영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중장년 세대의 경우 이들의 기회 불평등은 자녀 교육과 계층이동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자녀교육과 관련하여 소득계층에 따른 격차가 매우 크며, 현재의 중·장년층은 과거의 계층 이동과 비교했을 때, 미래의 계층이동이 더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조사에 따르면 하층의 자녀가 하층에 머무를 가능성이 상층 자녀가 하층이 될 가능성보다 11배나 높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 교수는 “ 이는 상층에서 계층을 유지하는 비중이 크게 높아졌을 뿐 아니라 하층과 중층, 중층과 상층의 격차도 커져 계층 간 벽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한국은 현재 유사 신분사회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중·장년이 생각하는 사회 이동의 기회는 상당히 비관적”이라고 설명했다. “노년층의 삶의 만족과 행복 기회불평등”을 연구한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노년층의 삶의 만족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아직까지도 소득과 건강상태 같은 가장 기본적인 요소에 머물고 있다.”며 “공적·사적연금 모두 가입 정도가 낮고 급여액 수준도 낮아서 노인들의 삶의 만족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노년층 남성보다 여성이, 학력이 높을수록, 사회적 계층이 높을수록, 신체가 건강할수록 노년의 삶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발표에 나선 교수들 모두 “모든 세대에서 기회의 불평등으로 인한 ‘희망 격차’가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우리 사회가 계층 이동에 있어서 폐쇄적 사회로 변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하며, “계층 이동의 개방성을 높이기 위해서 노동시장, 복지와 조세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구를 진행한 동그라미재단 성광제 이사장은 “이번 연구는 ▲그간 막연했던 기회 불평등에 대한 인식을 명확히 보여주고, ▲기회불평등 경험에 대해 세대 간 기억이 얼마나 다른지 보여주는 동시에, ▲삶의 중요한 기회요소인 교육, 취업, 결혼, 소득 등을 기회불평등이라는 큰 틀에서 묶어서 조사했다는데 의의를 가진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조사를 통해 한국사회가 기회불평등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사회적 담론을 형성해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 발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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