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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사회혁신가포럼] 다시보기 : 확장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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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혁신가는 어떻게 성장하는가?

 포럼이 끝난지도 어느덧 일주일이다. 어떻게 일주일이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게 지냈던 것 같다.
동그라미재단 식구들 모두가 자신의 일이라 생각하고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이번 포럼의 핵심이 되는 이야기들은 한겨례 신문에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이 게시글에서는 포럼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기사에서 다루지 않은 이틀 동안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자 한다.

 ▶ 한겨례 신문으로 <동아시아 사회혁신가포럼> 읽어보기 : http://bit.ly/2kprHm7

 이틀에 걸쳐 진행된 포럼의 시작은 전문가 워크숍이었다. 동아시아에서 사회혁신가들을 양성하는데에 주력하고 있는 여러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재단에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 우리나라에서도 요즈음 젊은이들 사이에 #사회혁신 이라는 키워드가 꽤 자주 보이는데 그만큼 관심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동아시아에 있는 여러 국가에서도 마찬가지로 이런 관심을 키우고 사회혁신을 일으키기 위해 다양한 기관들이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을 더욱 확산시킬 수 있도록 동아시아, 그 중에서도 특히 한·중·일에서 어떤 공통적인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지 확인하고 함께 협력해서 만들 수 있는 임팩트와 극복할 어려움은 없는지 논의하고자 한자리에 모였다. 

 이름은 워크숍이지만 하나의 네트워킹파티라고도 볼 수 있다. 사회혁신가라고 다 적극적이고 활달하고 낯을 가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 사회혁신가도 사람이다. 한겨례 신문에 나와있듯이 혁신은 평범한 사람들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진다. 하지만 협력도 어느정도 친밀함이 형성되어야 가능하다. 때문에 전문가들이 좀 더 말랑말랑한 분위기에서 어울릴 수 있도록 공간 꾸미기에도 조금 신경을 썼다. 또 보다시피 다과도 넉넉히 준비했다. 당 떨어지면 전문가도 집에 가고 싶다. 

  “세상 참 좁아요.” 자신의 소속이 아닌 어떤 곳에서 누군가를 만나면 우리는 괜시리 더 반갑다. 상대가 오랜만에 보는 사람일수록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물론 아닐 때도 있다. 하지만 다행히도 국내 사회혁신가 전문가들은  환한 미소로 서로를 반겼다.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세상은 좁고, 한국은 더 좁다. 필자는 인사를 나누는 전문가들의 모습을 보며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아시아에서 온 전문가들은 사회혁신가라고만 묶기에는 다양함을 갖추고 있다. 어떤 사람은 대학에서 사회혁신가를 양성하고 있고 어떤 사람은 공간을 운영하면서 그 안에서 사회혁신가들을 서포트하기도 한다. 또 어떤 사람은 재단에서 사회혁신가를 지원하는 사업을 한다. 국가별, 지역별, 기관별로 하고 있는 방식이 각기 다르다. 그 다양함을 공유하고 큰 방향을 함께 바라보면서 점검하기 위해 모인 만큼 한 사람씩 단상에 올라 이야기를 공유했다.

 전문가들의 발표를 들으며 사회혁신을 일으키려면 함께 일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혁신가를 양성하는 교육 프로그램들이 다양하지만 참여자로 하여금 프로젝트식으로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데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단기성 프로젝트로만 끝날 위험이 있다. 프로그램의 목적은 함께 협력할 수 있는 사람을 양성하는데에 있어야 한다.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참여자가 기획하고 실행하는 프로젝트 자체가 교육 프로그램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 교육 프로그램을 마친 참여자가 협력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Why? 더 나은 사회,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전문가들의 발표도, 그 안에서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도 좋지만 계속 들으면 지루하다. 그래서 조금 움직일 수 있는 브레이크 타임을 준비했다. (사진에서 살짝 보이는 ‘소주잔’은 넘어가라.) 복주머니 안에 소소한 미션이 적힌 종이와 당 충전할 수 있는 간식을 넣고 한 사람씩 고르도록 했다. 어쨌든 뽑았다면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미션은 이런식이었다. [일본 사람을 데려오세요.] 하필이면 일본에서 온 Keio University의 KEN, Ito 씨가 저 미션을 뽑았다. 본인이 일본 사람이라고 그냥 넘어가려 해서 혼또니 당황스러웠다. “친구 데려오세요.” 동그라미재단의 김예지 인턴은 단호했다. 

 [다른 사람들과 사진찍기] 같은 미션도 있었다. 다들 추억도 남길 겸 사진을 찍었다. 브레이크 타임은 성공적이었다. 

  두번째 세션 : Building the capacity for Social Innovators on-the-job 발표가 끝나고 크게 두 그룹으로 나누어 토의를 진행했다. 긴 시간 동안 나눈 대화로 한·중·일의 대학교들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각국의 대학교들이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사회문제 해결에 참여할 수 있을지, 또 이런 교육을 위해 어떤 기관들과 어떻게 협력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사회 혁신 생태계 자체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 ) 조금은 특별한 놀이를 했다. 여러분에게도 소개하고자 한다. 사회혁신가라면 갖추어야 할 사고를 익히는 간단한 게임이니 다른 곳에서 해보길 바란다. 

 먼저 참여자를 세 그룹으로 나눈다. 각 그룹에 속한 사람들은 마음속으로 자신이 아닌 다른 2명을 선택한다. 

A그룹에 속한 사람들은 자신과 같은 그룹에 속한 2명을 택한다.
B그룹에 속한 사람들은 한 명은 자신과 같은 그룹에 속한 사람, 다른 한 사람은 A그룹에서 사회자가 지정한, 특정한 사람을 택한다.
C그룹에 속한 사람들은 마찬가지로 한 명은 자신과 같은 그룹에 속한 사람을 택하고 B그룹이 택한 A그룹의 사람이 아닌 다른 A그룹 사람을 택한다.
이렇게 모두가 두 사람을 정하고 나면 움직인다!
단, 자신이 택한 사람과 일정한 거리를 계속해서 유지해야 한다. 

  처음에 우리는 속으로 다른 2명을 택했다. 그리고 그 2명의 영향을 받으며 이리저리 움직였다. 그 2명만 생각한다면, 다시 말해서 이들이 Main Cause라고만 생각한다면 전체를 볼 수 없다. 더 큰 Cause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가끔 눈 앞에 보이는 일들만을 바라보면서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한다. 일종의 선형적 사고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사회는 선형적으로만 사고하기에는 매우 복잡한 시스템을 갖고 있다. 선형적 사고로는 문제의 핵심을 찾을 수 없으며 전체적인 숲을 바라보면서 복합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위의 게임을 하다보면 사람들을 혼란스러울 정도로 움직이게 하는 ‘인물’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인물이 ‘문제’일 수도 있으며 동시에 ‘해결’일 수도 있다. “핵심 인물”을 맡은 사람의 움직임으로 전체가 흔들린다. 사회문제는 끊임없이 움직인다. 계속해서 영향을 미치고 이동하고 변화한다. 

따라서 우리는 지속적으로 전체적인 사회의 움직임과 사회문제에 주목해야 한다. 

 동아시아 사회혁신가 포럼을 통해 동아시아에도 나름대로 사회혁신가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1. 대학들이 사회혁신가 교육에 관심을 갖고 나서기 시작했다. 
2. 르핑 재단 뿐만 아니라 여러 재단에서 다양한 대학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SK행복나눔재단, 한양대학교 등에서도 확인 할 수 있다.
3. 다양한 성장지원 방법론이 나오고 있다. Earth Company – 임팩트 기여, 루트임팩트 – 공간지원, 아름다운가게 – 자금지원 등
4. 사회혁신가 관련 기관들이 함께 토론하는 플랫폼을 찾고 있다. 

 특히 4번의 경우, 사회혁신가를 성장시키기 위해 현장에서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은 ‘내가 하는 일이 어떤 가치를 갖고 있는가’,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다음엔 어떤 단계를 갈 수 있는가’와 같은 고민을 하곤 한다. 이러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대화의 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꽤 인상깊었던 발표가 있었다. 바로, Fudan University의 CHEN, Hoinglin의 발표이다. Fudan University에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노령층의 니즈를 찾고 이에 맞는 기술과 제품 개발에 대해 교육한다. 단순히 랩실에서 연구를 하고 개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노인들의 삶을 생생하게 파악하기 위해 학생들이 직접 심층 인터뷰를 한다. 실제로 상하이에서 한 노인을 인터뷰하니 노인들 같은 경우는 코드를 뺐다가 다시 끼는 것을 어려워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이에 학생들은 가정의 전기배선을 피해 입히지 않는 한에서 노인들이 쉽게 코드를 빼고 낄 수 있는 Magical socket을 개발하였다.

 사실 필자는 그녀의 발표를 듣기 전에는 노인 자체만으로도 세부적인 타겟이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노인이라는 연령층에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본다. 하지만 발표를 들으며 노인 안에서도 다양한 니즈가 있고 낙상 위험에 많이 노출된 노인, 치매를 겪고 있는 노인, 거동이 불편한 노인 등 다양한 타겟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Osaka University의 TSUJITA, Toshiya 교수는 “일본은 과제 선진국이다.”라고 말했다. 과제 선진국이란, 문제를 먼저 경험하는 것을 말한다. 고령화 문제, 저출산 문제, 일본이 일찍이 겪고 있는 문제를 이제 한국이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CHEN의 국가인 중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세 국가는 분명 공통의 과제를 겪고 있다. 하지만 이는 그만큼 세 국가가 협력하여 해결할 문제들이 많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한다. 또 동그라미재단이 이번 포럼을 주최한 이유이기도 하다. 

 포럼 때는 전문가 워크숍과 달리 일반인도 함께 토의를 하였다. 체인지메이커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의 사기가 떨어졌을 때 이들의 동기유발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고민부터 대학교와 같은 다른 기관과 협력할 때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까지. 다양한 고민을 함께 나누고 사회혁신 생태계에 있는 어려움들을 어떻게 해결할지 전문가와 일반인이 함께 논의하는 시간이었다.

 #사회혁신 키워드는 앞으로도 더 자주 눈에 보일 것이다. 이제 시작이므로. 하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질문해야 한다. “사회혁신”이 그저 좋은 것이라는 생각은 경계해야 한다. “왜 좋은지” 그리고 “누구에게 좋은지” 계속해서 고민해야 한다. 질문할 때 세상은 변화한다.  

동그라미재단은 세상에게 묻는다. 

사회혁신가는 어떻게 성장합니까?